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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0

2014.10.27 14:17 | 소소한 나의 글

 

1.

찬바람이 불어오는 지난 월요일
외할매의 비보를 들었습니다.  
하늘도 그 소식을 아셨는지
갑자기 쏟아지는 비는 제 마음같았습니다. 
항상 손주들을 맞이하는 모습은
밝게 웃는 미소로만 기억되는
우리 외할매. 

발인을 하며 사진과 함께 걸어본
외할매의 일상에서 참 많은 걸 느꼈습니다. 
매일 자식기도가 생활화되셔서
수년전 집앞 강당에
엄마가 따뜻하게 앉아 기도드리시라 사드린
여러개의 포장도 안벗긴 두툼한 방석옆에 
해질대로 해진 얇은
외할매 전용 방석을 보면서 
항상 가장 낮은 곳에서의 당신과
너무나도 당연히 받고만 있는 저희들의 모습에
눈을 감아도 참을 수 없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젠 
밀가루 반죽을 정종 대병으로
몇시간을 굴려 만든 면발이
찰랑찰랑한 진짜 외할매 손 칼국시도, 
한번씩 집에 오실때면 아주 가늘게
총총 잘라 볶은 외할매표 감자케초볶음도,
(몇번을 알려드려도 발음이 어려워
그냥 케초라 말씀하시던 케찹) 
드라마나 영화를 보실때면
티비속의 상황들을 다 믿으시며
'쟈는 지난번에 죽었는데 우예 또 나오노'
이런 순수하신 모습도, 
지난날의 고된 일상으로
한번씩 안마를 해드릴때면
두번도 안주물렀지만
시원하다며 손자 힘들다고
'고마해라 댔다 시원타 고마해라'
손사리 치는 모습도,
(이 모습은 엄마도 이모도

어찌나 토시하나 안빼고 똑같은지) 
아무리 비싼 좋은 음식을 드려도
'내는 짜장면이 젤 조타' 하시며
건더기 하나 안남기시고
최고의 사랑 짜장면 곱배기를 드시던 모습도,
(외할매는 짜장면이 좋다고 하셨어) 
이젠 아련한 기억속에서만
만나뵈야 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 엄마가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내는 엄마(외할매)가
처음부터 엄마였는지 알았데이" 
엄마는 우리와 달리 유년시절 없이
그냥 엄마의 모습인지 알았다는 말인데,
저 역시 똑같은 생각하며 공감했습니다.  
엄마와 외할매는
태어날때부터 나의 엄마와 외할매였고
항상 그 모습 그대로셨습니다. 
그런 엄마가 오늘은
"이제 내도 엄마를 잃은 사람이 되뿐네"
하셨습니다. 
엄마를 잃은 세상이라... 
"맞데이 외할매는 가셨지만
항상 든든한 1호팬 아부지도
무심한듯 착한 큰 외삼촌도
바른교육의 표본 둘째 외삼촌도
척하면 딱 엄마의 분신 이모도
너무 마음좋은 막내 외삼촌도
그리고 우리 아들 삼형제도 있으니까
화이팅하고 힘내소 어매요"

대한민국 영천군 신령면 완전리
동안 귀요미 꽃할매 김기순 
좋은 곳 편한 곳에서
아주 편안하게 계시면서
앞으로 계속 저희들 지켜봐주세요. 
'외할매 손자로 태어나
너무너무너무 행복했심다
다음에 태어나면 바꾸차
내가 외할매하꾸마,
외할매가 내 해레이
사랑한데이 마 됐다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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